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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김기식 금감원장 2주 만에 퇴진(종합)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김기식 금감원장 2주 만에 퇴진(종합)
19년 금감원 역사상 최단명 기록…유광열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은 외유성 해외출장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김 원장은 금감원 19년 역사상 최단명 원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7개월 만에 2명의 수장이 낙마한 금감원은 이른바 '금융 검찰'로서 명예에 먹칠을 하게 됐다.
16일 금감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 직후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금감원 공보실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는 즉각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이 사의 배경을 직접 밝히진 않았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 직후"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으로 미뤄볼 때 공직선거법 위반 등 선관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시민단체 또는 비영리법인 구성원으로서 종전의 범위를 넘어서는 특별회비를 낸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봤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직전인 2016년 5월 19일 정치후원금에서 5천만원을 연구기금 명목으로 민주당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것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선관위는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등의 비용 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은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으나 사회상규상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청와대는 이에 앞서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을 기부하거나 보좌직원의 퇴직금을 주는 행위 ▲ 피감기관이 비용을 부담한 해외출장 ▲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해외출장 ▲ 해외출장 중 관광 등 사안에 대해 선관위에 질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며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춰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13일 밝힌 바 있다.
일련의 과정으로 미뤄볼 때 선관위가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을 지적하자 김 원장이 자진해서 사의를 표명하는 방법으로 거취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의 사의 표명은 2일 취임한 지 14일 만이자 전임 최흥식 원장이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사의를 표명한 지 한 달여만이다. 최 전 원장의 취임일 기준으로는 약 7개월 만이다.
이로써 금감원은 차기 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직무 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김 원장에 대해선 내정 사실이 발표된 지 하루만인 지난달 31일부터 매일 새로운 의혹이 쏟아져 나왔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시절인 피감기관의 돈으로 ▲2014년 3월 한국거래소(KRX) 부담으로 2박 3일간 우즈베키스탄을 ▲2015년 5월 우리은행 지원으로 2박 4일간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를 ▲ 같은 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을 출장 다녀온 것이 문제가 됐다.
다른 의원 없이 혼자 출장을 간 부분, 보좌진을 대동하고 간 부분도 도덕성 논란의 배경이 됐다.
김 원장이 소장으로 재직했던 더미래연구소의 고액강좌나 후원금 처리 문제, 재산증식 과정 등이 총체적 논란이 됐다.
상임위 활동 과정에서 비판적인 발언을 했던 기업 관계자로부터 고액 후원금을 받거나, 고액 후원금을 받은 후 우호적인 발언을 한 부분도 논란 대상이 됐다.
김 원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찬반 여론이 팽팽했으나 지난주 중반을 지나면서 사퇴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캐스팅 보트를 쥔 정의당이 난상토론 끝에 이날 김 원장에 대해 자진 사퇴가 옳다는 당론을 채택했고 친정인 참여연대 역시 "누구보다 공직 윤리를 강조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던 당사자였기에 매우 실망스럽다"는 논평을 냈다.
이제 김 원장은 자연인으로서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검찰은 지난 13일 19대 국회의원 시절 김 원장의 해외 출장비를 지원한 한국거래소와 우리은행 본점, 대외경제연구원, 더미래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김 원장이 다녀온 출장의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고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 원장과 피감기관 사이의 대가관계, 직무 관련성 등을 따져보고 있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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