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HOME문화

'박정희 동상' 조각가 김영원 "예술가로서 할 일한 것일 뿐"

'박정희 동상' 조각가 김영원 "예술가로서 할 일한 것일 뿐"
광화문 세종대왕상으로 유명…"이승만·트루먼까지 총 15개월 소요"
"역대 대통령 모두 존경…이렇게까지 논란 예상 못 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김영원(70)은 2009년 10월 광화문 광장에 들어선 황동색 세종대왕상으로 친숙한 조각가다.
김 조각가는 평생 인간 내면을 형상화한 사실적인 인체 조각에 몰두해 왔다.
지난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그의 시기별 대표작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작업에 여념이 없다는 원로 조각가의 이름은 요즘 문화면이 아닌 사회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두고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충돌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격화하면서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제작한 김 조각가를 두고서도 다양한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14일 전화로 만난 작가는 "예술가로서 내 할 일을 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예술가는 예술가이지, 예술가가 정치에 편입해 싸움질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작업실에만 있지, 나가서 편 가르기 하는 일은 하지 않아요."
작가는 "'동추위'(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로부터 세 대통령 동상의 제작을 맡아달라고 제안받은 것은 지난해 5월"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이 전 대통령 동상은 1차례, 박 전 대통령 동상은 2차례 제작했던 경험이 있다.
청남대에 있는 역대 대통령 10명(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의 동상도 그의 작품이다.
6년 전 경상북도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에 설치된 동상도 그가 만들었다.



작가는 "구미 생가의 동상은 전진하는 모습이라면, 이번 동상은 박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민족중흥의 정신을 담은 책을 손에 들게 해서 우리가 가야 할 곳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동추위' 의뢰 이후 추가적인 자료 조사 등을 거쳐 3개 동상의 제작에 착수했다. 한 작품당 약 5개월씩, 총 15개월이 걸렸다. 주물공장·작업실 위치 등 세부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동추위'와 약속했다며 설명을 피했다.
마지막 순서였던 박 전 대통령 동상 제작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 이뤄졌다.
작가는 "동상이 과연 순탄하게 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기는 있었다"라면서도 "사실 이렇게까지 논란이 커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저는 예술가이고, 일반 국민입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도 대단하지만, 이런 국민을 이끌어서 위대한 나라를 만든 지도자들, 열 분의 대통령 모두 존경합니다."
작가는 "그러한 마음으로 2014년 청남대의 역대 대통령 동상들을 완성했다"면서 "그곳에는 김대중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도 계시는데 그걸 두고 (건립)해서는 된다, 안 된다고 할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너무 양극으로 갈리면 나라 발전이 있겠습니까. 저는 평범한 국민으로서 우리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 역사를 이끈 지도자들을 존경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