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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남북 평창 실무회담, '성공적 개최 협력' 취지 살려야

[연합시론] 남북 평창 실무회담, '성공적 개최 협력' 취지 살려야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에 관한 내용을 조율하기 위해 실무회담을 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고위급회담 후 사흘이 지나도 북측으로부터 아무런 제의가 없어 우리 측이 나섰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스위스 로잔에서 남북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이 참가하는 회의를 열자고 한 날이 이달 20일이다. 남북한 선수단의 개·폐회식 입장 방법이나 단복,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 북한 선수들의 경기 참가와 관련된 사항은 그 이전에 남북한의 실무협의를 통해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남북이 고위급회담 합의로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인 만큼 시간이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서로 입장이 엇갈리고 충돌할 수 있는 사안들도 많아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측이 북측의 제의를 기다리다 가장 가까운 날짜로 못 박아 실무회담을 열자고 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호응하는 것이 평창대회 참가 준비를 차질없이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개막식 공동입장에 대해서도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공동입장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됐고 이때 사용할 깃발과 선수단복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9차례의 남북 공동입장 때 한반도기를 앞세워온 만큼 이번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개최국의 국기가 빠진 적은 없다며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북한 인공기도 같이 등장하겠지만, 공동입장의 의미는 반감된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남북 선수와 임원들이 입을 단복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태극기 색상을 디자인에 활용하고 안감에는 애국가 가사를 프린트한 단복을 마련해 놓고 있다. 기존 공동입장 관례대로라면 북한 선수들도 우리와 같은 단복을 입게 될 텐데 북측이 이를 받아들일 리 만무다. 그렇다고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디자인을 바꿔 단복을 새로 제작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또 북한이 그동안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유엔의 거미줄같이 촘촘한 제재를 받고 있어 우리 마음대로 북한 대표단을 지원할 수 없다는 점도 난관이다. 미국 국무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게 하려고 한국 당국자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밝혔고,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아이스하키 스틱 1개라도 북한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통보했다고 한다. 숙박비, 식비 등 남측 내에서 소비되는 것은 문제없지만, 선물이나 경기용 장비 등 북한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입경 방식부터 시작해 숙소 배정, 예술단·태권도시범단 일정 등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실무협상 과정에서 남북이 첨예하게 맞설 가능성이 있다. 우리 내부에서 북측 지원 범위를 놓고 갈등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럴 때면 남북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되새겨 보자.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남북관계 복원과 한반도 비핵화의 출발점이라는 점도 곱씹어 볼 필요도 있다. 그 과정에서도 두 가지 원칙은 꼭 지켜졌으면 한다. 남북관계 복원에 매달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우리 스스로 깨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 제재위원회와 사전에 편의 제공 범위에 대해 세밀하게 협의하고 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래야만 무리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고 북측의 협상 전략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북한 지원 문제가 남남갈등의 소재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진영에 따라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정략적 목적으로 악용하며 극대화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대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론을 분열시키고 정부의 협상력에 부담만 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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